장마가 끝나고 여름 햇볕이 강해지기 시작하면서 전국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지고 있습니다. 한낮 기온이 연일 33도 이상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 같은 더위가 이틀 이상 지속되면 기상청은 공식적으로 폭염주의보를 발효하게 됩니다. 이런 기상 현상은 단순히 무더위로 끝나지 않고 우리의 건강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폭염은 더위에 적응하기 어려운 신체 조건을 가진 사람들에게 특히 위협적입니다. 2003년 유럽에서는 폭염으로 인해 수만 명이 사망했고, 국내에서도 1994년 기록적인 폭염에 의해 수천 명의 피해자가 발생했습니다. 이처럼 고온 현상은 다양한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특히 온열 질환과 함께 뇌혈관 및 심혈관 질환 발생률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건강한 여름을 보내기 위해 어떤 질병들이 폭염에 의해 유발되는지, 그리고 이에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뇌혈관 질환, 무더위 속 숨어 있는 위험 요소
여름에도 증가하는 뇌졸중 발생률
뇌졸중은 일반적으로 겨울철에 혈관이 수축하면서 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여름철에도 기온 상승과 함께 수분 손실이 심해지면서 혈액 점도가 높아지고,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겨 뇌졸중의 위험이 증가합니다. 수분이 줄어들면 혈액이 끈적해져 혈압 상승을 유발하고, 이는 뇌혈관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급격한 온도 변화에 의한 뇌혈관 충격
에어컨이 가동된 실내에서 덥고 습한 외부로 갑자기 나갈 경우, 온도 차이에 의해 몸이 충격을 받게 됩니다. 이러한 환경 변화는 심장에 무리를 주고 혈액 흐름을 방해하며, 뇌혈관에 혈전이 생기기 쉬운 조건을 만들게 됩니다.
고혈압과 당뇨 환자는 특별히 주의
뇌졸중 환자의 다수는 고혈압이나 심장질환을 동반하고 있으며, 당뇨병 환자도 발병률과 사망률이 높아집니다. 또한 50대 이상 남성층은 운동 부족이나 비만, 흡연 등으로 뇌혈관 건강이 이미 약해져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무더위 속에서는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심혈관계에 치명적인 급성 심정지
더운 날씨일수록 높아지는 발생률
2006년부터 2013년까지 국내 7개 대도시에서 조사된 급성 심정지 사례를 보면, 기온이 28도 이상일 때 심정지 발생률이 가장 낮았으며, 이후 기온이 1도씩 올라갈 때마다 발생률이 약 1.3%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체온 상승과 심장의 무리한 부담
폭염은 인체가 열을 식히기 위해 혈관을 확장시키고 땀을 흘리게 만듭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심장은 확장된 혈관에 혈액을 더 많이 공급해야 하므로 과도한 부담을 받게 됩니다. 특히 심장 질환이 있거나 고령자, 신장 기능이 약한 사람들은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오후 시간대는 더욱 위험
의료 데이터에 따르면 심정지 환자는 오후 5시 무렵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시간대는 태양열이 지표에 가장 많이 누적돼 체온 상승이 심해지는 시간이므로, 되도록 야외 활동을 자제해야 하며, 실내에서도 시원한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온열 질환, 일상 속에서 흔하게 발생
가볍게 지나치기 쉬운 초기 증상
폭염으로 인한 온열 질환은 열 발진, 열 부종과 같은 비교적 가벼운 증상부터 시작하여 열 실신, 열 탈진, 열사병 등으로 악화될 수 있습니다. 열 탈진은 극심한 피로와 함께 근육 경련이 동반되며, 열사병으로 진행되면 체온이 급격히 상승하고 의식을 잃을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열사병은 생명에 직결되는 응급질환
열사병은 체온이 40도 이상 오르면서 땀이 나지 않고 피부가 뜨겁고 건조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신체 장기 기능이 빠르게 저하되고 사망에 이를 수 있으므로, 빠른 조치가 매우 중요합니다.
폭염 건강관리 수칙
수분 보충은 갈증을 느끼기 전에
더운 날에는 갈증을 느끼지 않아도 수시로 물을 마셔 체내 수분을 유지해야 합니다. 커피나 탄산음료보다 생수나 전해질 음료가 더욱 효과적입니다.
햇볕이 강한 시간대 외출 자제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는 태양이 가장 뜨거운 시간대입니다. 이 시간에는 외출을 가급적 피하고, 불가피할 경우에는 양산이나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이 좋습니다.
옷차림과 환경 조절
시원하고 통풍이 잘 되는 옷을 입는 것이 체온 조절에 도움이 됩니다. 실내에서는 냉방기기를 활용하되 실내외 온도차가 5도 이상 벌어지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신체 이상 반응에 민감하게 대응
무더운 날 평소와 다른 두통, 어지러움, 근육 경련, 심한 피로감이 느껴진다면 즉시 시원한 장소로 이동해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의료기관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마무리
폭염은 예고 없이 찾아오며, 많은 경우 예상보다 심각한 건강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심혈관 및 뇌혈관 질환, 열사병 등은 단시간에 급격히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여름철을 건강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사전에 위험 요인을 인식하고, 적절한 생활 습관과 응급 대처법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처럼 폭염이 지속되는 시기에는 평소보다 몸 상태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규칙적인 수분 보충과 무리 없는 활동 조절로 자신을 보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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